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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 미, 심 청!” 이렇게 잘 할 줄 몰랐다.

필라 한인 천주교회 한국학교 개교 20주년 기념공연 성료 


필라델피아 한인 천주교회 한국학교(교장 한준석 신부)개교 20주년 기념 공연 세미 마당극‘텔미 심청’이 지난 13일 저녁, 몽고메리 카운티 커뮤니티 칼리지 강당에서 개최됐다.

세미 마당극 형태의 공연물 ‘텔미 심청’은 366석 정원 규모의 강당을 가득 메우고도 서서 관람한 관람객들이 있었을만큼 큰 호응 속에 성료됐으며, 관객들은 시종일관 이어지는 패러디와 아이러니, 눈물과 웃음 거리, 볼 거리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마당극의 극 형태를 빌려온 어린이용 연극이었지만, 전통 설화의 현지화에 성공했다는 평가와 함께, 한국어가 서툰 2세들의 한국어 대사 운용과 극의 이해, 연기도 수준급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 곳 실정에 맞는 영어 대사를 적재적소에 섞어 가면서 능청을 떨어댈 때는 객석을 가득 메운 관중들의 폭소와 함께 뜨거운 박수가 그치지 않았다.

이 외에도 깔끔하고 격조있는 무대와 의상, 예기치 못한 음향과 기대하지 않았던 음악이 극과 맞물려 극적인 효과를 증대시켰으며, 심청과 왕의 결혼식에 참석한 각 나라 정상급 유명인사들의 확대 사진으로 얼굴을 가린 학부모 하객들과 한국학교 공연팀에서 미리 준비한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봉사 역할을 하며 무대에 오른 천주교회 공동체 내의 관객들이 즉석에서 공연에 함께 참가하는 등 마당극의 특징적인 요소를 살린 흥겨운 무대였다.

또 공연 중에는 특별활동 시간에 배운 부채춤과 어린이들의 설장고가 공연의 한 부분으로 삽입되어 한국학교 특활 교육의 효과가 돋보인 공연이기도 했다.

필라 천주교회 박금숙씨는 “돈 주고 어디 가서 이런 걸 구경하겠느냐, 정말 신나고 재밌었다”고 했으며, 강 현씨는 “최고다. 두 말이 필요없다”고 말했다. 손녀를 데리고 공연에 온 필라 연합교회 엄종렬씨는 “엄청난 무대였다. 함께 간 아내도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고, 한국어를 못 알아듣는 손녀도 너무 재미있어했다”고 소감을 밝혔으며, 전 서재필 재단 CEO 정홍택씨는 “막이 내릴 때 부라보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그만큼 성공작이었다. 2세 아이들이 저 정도로 대사를 소화하고 외울려면 얼마나 노력을 했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또 이날 참석한 한광호 동중부 협의회 총무는 “이런 작품이 나와야 한다. 전통극의 현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뮤지컬이나 마당극 같은 공연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들기 때문에 한국학교 차원에서 시도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렇게 성황리에 마무리한 것에 찬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박성우 필라 한인 천주교회 주임신부도 공연일 다음 날 교중미사에서 “어제 함께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정말 깜짝 놀랐다. 그렇게 잘 할 줄 몰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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