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2 - 2023 NAKS MAC eBook

2023 재미한국학교동중부지역협의회 회보 통권 21호

대상, 나의 꿈 말하기 대회 - 이예나, 간장 공장, 된장 공장

안녕하세요. 이예나 입니다.
‘간장공장 공장장은 강공장장이고, 된장공장 공장장은 장공장장이다.’
여러분 이 문장 한번쯤은 들어보셨죠? 한 두번 연습해서는 발음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는 3학년 때 전학을 간적이 있습니다. 정든 학교와 친구들을 떠나 모든 것이 낯설었습니다. 그렇게 잔뜩 움츠
린 채 일주일쯤 지날무렵, 어느 수업시간에 처음보는 선생님이 밖에서 저를 부르셨습니다. 저는 그 선생님을 따
라 다른 교실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은 여러 단어와 문장들을 저에게 읽어 보라고 하셨습니다. 무언가를
테스트하는 것 같았죠.

결과는 이랬습니다. 제가 ‘s’ 발음과 ‘th’ 발음을 잘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스피치 테라피를 들어야 한다는 것이
었습니다. 교실로 돌아온 저는 눈 앞이 캄캄했습니다. 아직 어색한 친구들이 무슨일이냐고 제게 물었고, 저는 일
주일에 두번씩이나 수업중 교실을 나와야 했습니다.

부끄럼을 가득 안고 만난 스피치테라피 선생님은 저를 위로라도 하시는 듯 수업을 재미있게 이끌어 주셨습니다.
저는 선생님의 칭찬에 춤을추며 열심히 발음 연습을 했지요.
“간장공장 공장장, 된장공장 공장장..”

시간이 흘러 3학년을 마칠 즈음, 저는 동화구연 대회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그때 영상을 보면 저의 발음은
“그랬뜹니다” 하고 엉성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깜쪽같이 심사위원의 귀를 속이기라도 한듯 상까지 받게되
었고 이 일로 저는 큰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자, 이쯤 되면 저의 꿈이 무엇인지 여러분 짐작 하시겠지요? 네. 저는 스피치 테라피스트가 되고 싶었습니다. 저의
부족함을 알아봐 주시고, 용기낼수 있도록 지도해 주신 선생님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어
요. 저의 새는 발음 때문에 치아 교정을 하게 되었는데, 그 이후로는 교정 전문의가 되고 싶어졌지 뭐에요? 치아가
가지런 해 지니까 발음이 한결 부드러워졌고 너무나 감사한 교정치과 선생님의 직업이 값지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이렇게 저의 꿈은 계속해서 바뀌어 갔습니다.
그러던 중 나의 꿈 말하기 대회에 신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하고 싶은 꿈이 너무 많아서 걱정이 태산이었습
니다. 어느날 할아버지 댁에 갔다가 할아버지께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할아버지 걱정이에요. 나의 꿈 말하기
대회에 나가야하는데 아직까지도 제가 뭐가 되고 싶은지 모르겠어요.” 할어버지는 웃으시며 대답하셨어요.

“꿈이란 ‘뭐가 되고 싶다’가 아니라 ‘어떠한 사람이 되고 싶다’하고 소망하는 것 이란다. ‘무슨 직업이 좋을까?’ 생
각하기 전에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먼저 생각해 보아라.”

저희 부모님도 알아차리지 못한 저의 발음을 고칠 수 있게 도움을 주신 스피치 테라피선생님, 벌어진 치아 틈으로
새는 발음을 바로 잡아주신 교정치과 선생님, 또 나를 도와주신 많은 분들.. 그 분들은 이웃에게 도움을 주기위해
오래 연구하고 오래 인내 하신 분들입니다.

이 곳에 계신 한국학교 선생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모국어를 잊고 살아갈지 모르는 우리 2세들을 위해
쉬는 토요일마다 목이쉬어라 우리를 지도하고 계십니다. 그 은혜로 저는 또 이렇게 한국어로 제 꿈을 말할 수 있
게 된 것이지요.

제가 미래에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무엇을 하든지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작은 것이
라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나의 이웃이 행복해지고, 행복은 계속 전파되어 우리 사회가 풍요로워 질 수 있
다고 믿습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저는 오늘도 연습합니다.
“간장공장, 된장공장”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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